2021. 9. 6. 00:41ㆍ코드넘버4/인사이트
최초, 그리고 무의식
안녕하세요, 코드넘버4 석대표입니다. 연재가 조금 늦지만 그만큼 알차게 준비하려 하니 양해 바랍니다! :D 이번에는 저번에 언급했던 ‘최초’에 대한 간단한 사례, ‘무의식’과 관련된 이야기와 그를 바라보는 입장들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최대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오늘도 생각하면서 읽어보셔요!
최초와 무의식에 대한 이야기
저는 20대 중반의 나이로, 마케팅을 공부하는 분, 성공한 사업가 분과 함께 담소를 나누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늘 그랬듯, 공통 관심사였던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마케팅의 끝은 ‘심리’와 연결이 되어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결국 ‘무의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죠. 이해를 돕기 위해 그 일화를 살짝 각색했습니다.
입장 A
최초에 대해 말이 나와서 말인데요, 혹시 이전의 광고기법을 아세요? 예전에 들은 이야기인데요, 영화관에서 화면 한편에 아주 짧게 스쳐 지나가게 하여 지속적으로 광고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은 이상하게 그 제품을 사고 싶어 했고, 관심을 보였답니다.
마케팅이라는 것은 정말 무한한 신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지를 가지고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긴다는 것과 그로 인해 그들의 기억에 남는다는 것은 정말 무섭게 느껴져요. 마찬가지로 최초, 새로움과 같은 것은 사람의 의식 속에 남기고자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마케팅은 사람의 마음 혹은 기억 속에 남으려 애쓰죠, 귀에 익은 멜로디를 넣은 음악이라던지.. 지속적인 자극을 통해 무의식에 남기려고 하는 것처럼요. 우리는 어쩌면 의식 속에 살면서 소비자라는 누군가의 무의식을 들여다보고 싶어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입장 B
영화관에서 초당 24프레임 정도의 화면이 돌아가는 시간 속에, 사람의 시각으로는 알 수 없는 그 순간, 그 한 프레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료 업체가 이미지를 삽입했던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영화관람자로 하여금 영화가 끝난 후 그 음료를 먹고 싶다는 충동을 무의식 속에 심어놓은 것이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잠재의식의 광고는 우리나라에서 불법으로 정한 걸로 압니다, 사실 여부는 확실히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광고나 마케팅 역시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도덕적인 부분을 간과한 것 같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최초로 남들에게 새롭게 의식 속에 남겨야 하는 것이 마케팅이긴 하지만, 소비자의 무의식을 건드리는 행위는 사회적 범죄로 이어질 것 같아 우려됩니다.
이름도 가물가물하지만 어떤 드라마에서 속옷과 관련된 광고를 영화에 삽입을 했고, 마케팅에서 경쟁자를 이겼다는 주제로 구성이 되긴 했지만, 역시 소비자의 선택권 박탈과 무의식을 침범한 사례이기에 정당한 마케팅에서 사용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입장 C
B 님의 의견에 대한 반론까지는 아니지만 제 생각에는요, 범죄라고까지 할 수만은 없는 것이 A 님이 말씀하신 ‘무의식의 마케팅’은 왠지 심리학자 파블로프가 처음 발표한 고전적 학습이론과 연관 지어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는 조직 행동론이라고 경영학에서 배우는 내용에 포함이 된 것인데요, 모두 아실듯합니다. 개를 이용한 실험이죠. 개는 고기라는 무조건 자극을 보고 반사적으로 침이라는 무조건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고기를 줄 때마다 종소리라는 조건 자극을 주게 되면 나중에는 종소리만 울려도 침을 흘린다는 내용이지요. ‘아! 이거!’라는 생각이 드시죠?
저는 B 님처럼 나쁘게 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하나의 전략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즉, 조건 반응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조건 자극이 무조건 자극에 가깝게 인접해야 하고, 뿐만 아니라 자주 반복되어야 하지요. 이는 긍정적 자극이라는 것을 통하여, 제품을 연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마케팅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많은 분들이 인용하신 듯한 어떠한 맥주회사는 스포츠 이벤트 기간 동안 광고를 자주 합니다. 보통 경기가 쉬는 시간이나 광고를 할 때에 몇 번 연달아 나오기도 하고요. 이것은 스포츠 경기를 볼 때 맥주를 마시며 봐야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일 수도 있고, 월드컵과 같은 시즌에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며 시청해야 스포츠 경기를 더욱 잘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로 하여금 촉진제 역할을 할 수도 있겠죠. 이 경우, 맥주 공장의 매출과 호프집의 매출을 올려주어 경제적으로 돈의 순환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이 안 좋다고 하는 분들도 있겠죠.
또,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어릴 적 만화영화에서도 안 좋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어떠한 애니메이션에서 악당이 무기를 만들기 위해 투자자들을 세뇌시키는데 어떤 영상에 인간이 인식하지 못하도록 프레임들 중에 아주 짧은 순간을 악당 얼굴이 비치도록 하여, 나중에 그 영상을 본 투자자들이 악당의 얼굴을 보았을 때, 그의 말에 순종하게 만들고, 투자자들의 돈을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투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악의를 가지고 고전적 학습법을 사용한다면 문제가 되고 법으로 제정되어야 마땅하죠. 하지만 경쟁회사에서 이러한 마케팅 방법을 구사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하기 전에 먼저 스포츠와 맥주를 연관시켜 광고를 한 것은, 만약 이 맥주회사가 고전적 학습이론에 근거한 마케팅 방법을 최초로 사용했다고 가정한다면 어떻게 보면 ‘최초’가 되는 것을 제품이나 새로운 영역에 사용한 것이 아니라 마케팅 방법론에서 이룬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최초로 고전적 방법론을 사용함으로써 이득을 본 기업을 보고 다른 기업에서도 이 방법을 모티브 삼아 발전을 시켰을 거란 말이죠. 물론 아이디어의 차이에서 우열이 갈리겠지만요. 즉, 같은 고전적 학습이론에 근거한 마케팅 방법이라 하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좀 더 와닿고, 기억에 오래 남는, 긍정적 인식을 주는 그러한 환경을 어느 기업이 더 잘 만들어서 보여주느냐 그 차이겠죠.
또한, 소비자의 선택권 박탈과 무의식을 침범하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보면 발렌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와 같은 것들도 어떻게 보면 소비자의 선택권 박탈과 무의식을 침범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 시간이 지나고 보면 초콜릿과 사탕 판매업자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는, 그 이후로는 잘 챙기지 않는 사람들이 있죠. 또, 이것을 알면서도 꼬박꼬박 챙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것은 이미 문화가 되고 관습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고로, 어디에든 넘쳐나는 악의가 없는, 단지 경쟁을 위해, 선량한 의도로 실시하는 고전적 학습이론에 근거한 마케팅법을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고는 소비자의 판단이고, 여러 기준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약 기업의 악의가 있다면 소비자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언젠가는 알게 되지 않을까요? 알게 되는 순간 그 기업은 일본의 어느 자동차 기업들처럼 줄줄이 신용하락을 면치 못할 것이고요. 따라서 이 문제를 무조건적으로 그르다고 할 수 없고, 모든 선택은 소비자가 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의 힘은 곧 인식의 차이를 가져온다
여러분은 최초와 무의식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계시나요? 무작정 좋다 나쁘다가 아닌, 양면을 골고루 살필 수 있는 생각을 가지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가 궁금합니다. 그 2개의 각기 다른 면이 하나의 무언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셨는지. 밝은 면과 어두운 면도 있지만 그 두 가지를 다 안다면, 그것이 이루는 본질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꿰뚫어보고 컨트롤할 수 있어야겠죠. ex. 휴대폰 / 액정이 있는 앞면과 그 뒷면이 다르지만, 이것은 그냥 휴대폰이고, 우리는 이를 능숙하게 다룹니다.
참고
시작과 함께 말씀드렸듯, 위 ABC의 대화 내용에는 제가 참여했었고, 그 대화와 사상들을 상세히 기록해두었던 내용입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제 나이 25살, 2010년 4월의 기록. 아마도, 다 같이 마케팅을 공부하던 분들끼리의 대화 내용이라 용어가 조금 어렵게 다가갔을 수 있지만 결코 어려운 내용이 아니며, 차근차근 읽어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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